쟁쟁한 배우들의 독기 어린 연기와 캐릭터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독전 1이 미드퀄 독전2로 돌아왔다. 이선생의 정체는 중반부터 대강 눈치를 챘었지만 두 배우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조용히 끓어오르는 긴장감이 있어서 재미있게 봤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였는데 더 깊이 들어가 한 토막의 이야기를 더 풀어낸다?! 과연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독전 1의 팬심으로 주저 없이 주행을 시작했다.
줄거리
영화는 1편의 용산역 사건 이후 사라진 ‘영락’을 노르웨이에서 만나기까지 그 사이의 30일 동안의 사건을 보여준다. 1편 내용을 알아야 2편의 이해가 편하니 두 개의 줄거리를 제공하겠다.
1편의 줄거리)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이다.
주인공 ‘원호=조진웅’은 서울동부경찰서 마약팀장으로 정체불명의 마약조직 보스 이선생을 쫓는 형사이다. 인천공장 폭발사고에서 겨우 살아남은 ‘오연옥=김성령’이 자신을 숨겨주면 이선생에 대한 단서를 주겠다고 했지만 경찰서 안에서 해장국(?)을 먹다 죽는다. 사고의 또 다른 생존자 ‘서영락=류준열’을 설득해 함께 이선생을 잡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중국 바이어 ‘진하림=故김주혁ㅜㅜ’과 이선생의 거래가 잡혀있었는데, 서로 얼굴을 모르는 점을 이용해 진하림에게는 이선생 측 사람인 척, 이선생 측에는 진하림인척 나선다. 진하림에게 마약 원료를 받아 이선생쪽에서 마약을 제조한 후(여기서 천재적인 마약메이커 농아형제 등장) 다시 진하림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직접 검수하고 전달하는 이선생을 검거하는 것이 ‘원호’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약을 만들자 진하림의 부하들이 원호와 영락과 마약을 가로채고, 이선생 검거 기회를 놓친 원호는 진하림과 대결 끝에 약을 가지고 탈출한다.
탈출한 원호와 영락은 진짜 이선생을 만나러 용산역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이선생 행세를 하다가 응징당하고 버려진 ‘브라이언=차승원’을 줍게 된다. 사람들은 브라이언의 검거로 이선생이 잡힌 줄 알지만 영락이 이선생임을 확신한 원호는 영락의 강아지 라이카에게 GPS를 심어놔 그를 추적하고 노르웨이에서 만나게 된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설원에 울려 퍼지는 총성 한 발로 영화는 끝이 난다.
2편의 줄거리)
‘이선생’을 쫓는 메인 주제는 1편과 같지만 1편은 형사’원호’와 ‘영락’이 중심이 되어 흘러갔다면, 2편은 다양한 인물들의 얽혀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용산역에 버려진 브라이언은 자신의 수하들에 의해 병원에서 구출된다. 진하림의 의붓동생인 ‘큰 칼=한효주’는 진하림과 부하들이 몰살된 걸 알고 한국으로 건너온다. 브라이언은 태국에 있는 자기의 공장에 더 많은 원료가 있으니 자기의 출국을 도와달라고 한다.
서영락과 농아 남매는 가로챈 마약원료로 마약을 마저 만들려 하다가 큰 칼에게 붙잡힌다. 큰칼은 영락과 브라이언을 태국으로 데려가지만, 약 생산에 필요한 영락만 남겨두고 브라이언은 죽이려 한다.
한편 원호는 모두가 태국으로 넘어갔단 정보를 입수하고 태국으로 가는데, 끈질기게 목숨을 건진 브라이언에게 붙잡혀 태국 공장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일에 공조한다. 이 과정에서 큰 칼은 영락과 원호에 의해 죽고, 지금까지 영락이라고 믿었던 진짜 이선생의 존재가 드러난다. 이선생은 실존하는 중국인으로 노르웨이에서 평범한 대학교수로 지내고 있었고 단순히 인간의 쾌락이 궁금해 마약제조를 했다고 한다.(이래서 노르웨이로 갔군..) 영락은 자신의 친부모를 죽인 복수를 하기 위해 직접 이선생을 찾아가 죽인다. 그리고 홀로 모든 패를 쥐게 된 브라이언은 농아남매에게 자신이 당한 복수를 되갚아준다.
이후 전편 결말과 똑같이 설원의 산장을 찾아가는 원호.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울려 퍼진 총성은 원호의 것이었다. 처음부터 죽일 맘이 없었던 영락의 총에는 총알이 없었던 것이다. 허탈한 마음에 산장을 나서는 원호는 살아남은 농아남매의 총에 죽으며 결말을 맞는다.
감상평
우선, 1편의 재미를 생각하고 감상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1편의 줄거리에서 한 토막을 가져온 내용이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결말인 탓에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면도 있고, 이를 상쇄하려면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 혹은 폭발적인 캐릭터의 탄생이 있었어야 했으나, 안타깝게도 1편의 캐릭터들을 뛰어넘는 인물이 없었다. ‘큰칼’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했으나 안타깝게도 미치지 못했다. 캐릭터의 배경도 이해가 힘들었고.. 무엇보다 캐릭터를 보는 내내 배우 한효주를 지워내기가 힘들었다. 배우의 미모가 몰입을 방해한 걸까? 역할을 완전히 입지 못한 느낌이다. 새삼 1편의 진하림과 보령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다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적어도 나에게 ‘이선생=류준열’이었다. 1편에서 두 배우의 존재감이 강했기 때문에 바뀐 주인공을 받아들이기가 일단 시각적으로도 꽤 힘들었다. (이병헌이 와도 이건 못 살릴 것이다.) 무미건조한 얼굴과 목소리가 찰떡이라고 여겼었는데, 연기의 결이 너무 달라져서 동일인물이 이어가는 스토리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영 힘들었다.
느닷없이 나타난 진짜 이선생의 정체도 스토리의 읭? 스러웠다. 1편의 설정을 그대로 이어 영락이 계속 이선생인 편이 시리즈물로써 갖는 연결고리가 더 강했을 텐데, 반전이라고 넣은 걸까? (휴… 하지 말지..)
다만 1편에서 설명이 부족했던 용산역 사건 – 노르웨이 재회 구간을 자세히 풀어낸 부분은 1편과 2편을 아우르는 스토리 이해에 다소 도움을 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1편과 2편을 시리즈로 이어지는 느낌으로 보시면 대~~ 실망할 것이다. 그냥 따로따로 재미 삼아 보시거나,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정도로 여기면 즐길만하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1편만 보고 그 여운을 간직해 주길 바란다..
영화정보
감독 백종열
출연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김동영, 이주영
평점
작성일 현재 23.11.21 기준
IMDB 5.8/10
Rotten Tomatoes -- / Audience score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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