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 [아가씨와 밤] 로맨틱함과 스릴러의 결합
본문 바로가기
뭐 볼까?/도서리뷰

기욤 뮈소 [아가씨와 밤] 로맨틱함과 스릴러의 결합

by 게으른_완벽주의자 2023. 8. 14.
반응형

기욤 뮈소는 프랑스 문단의 대표적인 소설가 중 한명으로, 등단 이후 2004년 [그 후에]가 베스트셀러를 달성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 후 집필한 17권의 소설이 모두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구해줘] 작가로 유명세를 탔는데, 해당 소설은 아마존 프랑스 연속 85주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국내에서도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를 달성하였다. 

 

 

아가씨와 밤 표지

 

줄거리

 

해당 줄거리에는 책의 전반적인 요약 뿐만 아니라 결말의 반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2년, 생텍쥐페리고교에 재학중인 주인공 토마는 학교의 퀸카 빙카를 짝사랑하고 있다. 둘은 한 때 가장 친한 사이였지만 빙카가 '알렉시'라는 연인을 만나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멀어지게 된다. 학교의 철학 선생 알렉시와 사귀고 있다고 생각한 토마는 빙카의 방에 몰래 침입해 그녀가 알렉시와 사귀고 있다는 증거물을 수집하기도 한다.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빙카가 토마를 은밀히 부르고서는 임신 키트를 보여주면서 알렉시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토마는 화가 나서 철학 선생 학교 관사의 알렉시에게 찾아가고, 싸움 중 토마의 친구 막심이 가세하게 되면서 결국 알렉시를 살해하고 만다. 살인을 저지른 둘은 당시 생텍쥐페리고교의 체육관을 짓고 있던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프란시스는 아들 막심을 위해 사람을 시켜 학교 체육관 콘크리트 속에 알렉시를 묻는다. 그 후 빙카는 실종되고 토마와 막심은 그대로 학교를 졸업한다.

 

그 후 25년이 지난 후 주인공은 작가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생텍쥐페리고교의 체육관이 곧 허물어질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고, 시체가 발견될까 두려운 토마는 고향으로 돌아와 학창시절 친구였던 막심, 스테판, 그리고 전 여자친구이자 친구로 잘 지내고 있는 파니를 만난다. 게다가 최근 토마와 막심은 25년 전 살인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는 경고를 받아서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이다. 토마와 막심은 주변의 누군가가 살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혹시 실종되었던 빙카가 그들을 쫓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한다. 

 

토마와 막심은 25년전 살인 사건에 대해 다시 조사하게 되는데, 그러던 와중 자신의 차에 빙카와 자신의 아버지가 키스하고 있는 사진이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해당 사진은 25년 전 빙카의 부탁으로 파니가 찍은 사진이었으며, 자신도 최근 복수하겠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고백한다. 알고보니 파니도 25년 전 시체를 콘크리트에 파묻는 것을 목격한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다. 

 

토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찾아가고, 아버지는 빙카에게 협박을 당했으며 입막음에 대한 대가로 큰 돈을 그녀에게 지불했다고 말한다.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고, 25년 전 살인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이 하나 둘 씩 늘어나자 토마는 혼란스러워한다. 25년 전 살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이제 토마, 막심, 파니, 그리고 막심의 아버지와 그의 일꾼까지 총 5명이다. 하지만 최근 막심의 아버지는 강도에게 당해 사망한 상태이다. 그러던 와중 막심이 사실 자신의 아버지의 사망이 단순 강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일반 강도라기에는 고문의 흔적이 잔혹하고, 훔쳐간 고가의 시계는 사실 버려져있었다는 것이다. 막심과 토마는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가 복수의 시작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다. 살인 사건을 재조사하며 막심이 고향에서 자신의 부모님을 각별히 돌봐왔다는 사실을 알게된 토마는 만약 살인 사건이 발견되게 된다면 본인이 모든 죄를 지고 가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파니와의 대담 이후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다. 알고 보니 토마와 막심이 철학 선생 알렉시를 살해하던 그 순간 파니도 질투심에 못이겨 빙카의 방에 몰래 들어가 그녀에게 약을 먹였던 것이다. 걱정이 되어 다시 찾아가보니 빙카가 이미 사망한 후였고, 교장실에 찾아가 토마의 어머니인 안나벨과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에게 자신이 빙카를 살해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사실은 안나벨이 빙카가 약에 취해 리샤르와의 불륜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자 거절한 뒤 따라가서 그녀의 머리를 내려쳐 살해했던 것. 안나벨과 프란시스는 파니의 오해를 풀지 않은채 빙카의 시체를 알렉시와 함께 체육관에 매장하고, 파니를 빙카로 위장시켜 실종된 것처럼 꾸민다. 

 

파니의 고백을 듣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막심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사건의 전모를 알았으니 만나자고 말한 장소로 향한 토마가 본 것은 누군가가 막심을 높은 곳에서 난간 너머로 밀어버리는 장면이었다. 응급실로 옮겨진 막심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토마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의 차를 조사한다. 네비게이션에 저장된 '집'이라는 곳으로 향하자 프란시스의 살해된 집으로 가게 되고 토마는 그 집에 들어서서야 자신의 어머니 안나벨과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가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으며 심지어 자신이 그 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었음을 알게된다. 

 

프란시스의 집에서 나오자 엄마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얼굴을 짓이겨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토마는 슬픔에 빠져 집으로 돌아와 25년 전 자신이 빙카의 방에서 훔쳤던 알렉시와의 편지를 다시 확인한다. 그러던 와중 알렉시와의 편지가 동성애자의 시점을 이야기하는 책이었음을 알게 되고, 이로써 빙카와 연인이었던 알렉시가 자신이 죽인 철학 선생 알렉시가 아니라 여자 영어 선생이었던 알렉시를 의미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토마는 당시 영어 선생이었던 알렉시 드빌에게 찾아간다. 알렉시는 자신이 빙카와 연인 사이였으며, 빙카를 약에 취하게 한 뒤 토마의 아버지에게 보내 임신시켰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알렉시는 빙카를 찾아 헤매던 와중, 프란시스의 일꾼이자 빙카와 알렉시를 학교 콘크리트에 묻었던 일꾼이 최근 자신에게 와 돈을 달라고 하며 사건의 전모를 말해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일꾼은 빙카의 시체를 수습하면서 알렉시의 정체가 영어 선생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따라서 알렉시는 사건의 관계자인 토마의 어머니 안나벨, 막심의 아버지인 프란시스, 토마와 막심, 파니까지 모두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25년 전 토마가 오해했던 '알렉시가 시켰어, 나는 하고 싶지 않았어' 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은 토마를 향해 알렉시가 자신의 개에게 토마를 물어 죽이라고 지시한다. 토마의 목숨이 위험한 그 순간 토마의 아버지-친아버지는 아니지만- 리샤르가 나타나 알렉시 드빌을 살해한다.

 

알고보니 안나벨이 알렉시 드빌을 살해하기 직전 자신의 범행을 적은 내용을 르샤르에게 남겼고, 해당 편지의 말미에 자신이 알렉시 드빌에게 살해당하게 된다면 꼭 토마를 보호해 달라고 끝맺는 것을 보고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온 것이다.

 

리샤르는 자신이 사실은 알렉시 드빌과 불륜 관계였으며, 이것을 알게 된 안나벨이 알렉시를 살해하기 위해 갔으나 역으로 당하고 말았고, 토마까지 살해하려 하여 자신이 알렉시를 죽였다는 가짜 동기를 꾸며내 경찰에 자수한다. 

 

그 후 체육관 철거 계획은 철수되고, 막심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하지만 친구라고 믿었던 스테판이 모든 사건의 전모와 빙카의 이야기를 책으로 낼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출판 계약까지 맺었으며 체육관 벽을 허물어서 시체 두 구를 찾을 것이라고 떠나간 스테판은 막심의 퇴원날 축 처진채로 찾아온다. 그가 건네준 기사에는 5년 전, 체육관이 크게 파손당해 보수 공사를 했다는 소식이 적혀있었다. 5년 전 프란시스와 안나벨이 두 사람의 아들을 위해 이미 유골까지 처리했던 것이다. 토마는 그 이후 빙카가 살아있다는 시점으로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요키의 느낀점 

 

안녕! 오늘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욤 뮈소의 소설 중 하나인 [아가씨와 밤]이라는 책에 대한 리뷰야. 줄거리를 모두 읽었거나, 책을 읽은 사람은 알 수 있듯이 피와 사랑이 난무하는 소설이지. 2018년에 이미 읽었지만, 최근 한번 더 읽어서 가져와봤어. 참고로 기욤 뮈소의 최근 신작은 [안젤리크]라는 소설이야. 해당 소설도 흥미로우니까 꼭 읽어봐!

 

아래부터는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기욤 뮈소의 책은 꾸준하게 번역 퀼리티가 매우 좋다. 외국 도서인만큼 번역 또한 중요한 요소인데, 번역 퀄리티가 좋은 점도 장점이라 볼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줄거리는 흥미진진하고, 기욤 뮈소식 스릴러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에도 썼듯이, 피와 사랑이 난자하는 스릴러라고 볼 수 있는데 사랑이 정말 다들 제각각이다. 불륜, 동성애, 부모의 사랑, 친구간의 우정, 질투가 모두 보여지는데 그만큼 인간의 복합성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토마와 막심의 살인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하자면, 무고한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아니어도 살인이지만)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아름답게 포장되는 듯한 경향이 있어 책을 읽고나서 찜찜한 것도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리샤르가 알렉시 드빌을 살해한 후에 바로 책이 끝났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 생각엔 이야기 중간에 스테판에게 이미 고백을 끝낸 직후이기 때문에 결말을 완전 범죄로 낸 것 같다. 하지만 스테판에게 모든 전모를 말하지 않은 채로 시체 2구와 함께 이야기가 끝났다면 주인공의 죄책감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열린 결말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시선일 뿐이고, 작가가 완전 범죄로 책을 마무리 지었다면 의도한 바가 있으리라. 

 

하지만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찜찜했던 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살인자였던 두 사람이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그 둘의 부모 (안나벨, 프란시스, 리샤르)가 더러운 뒷처리를 모두 해줬기 때문이다. 차라리 범죄자가 최선을 다해 사건을 은폐했다면 성공적인 은폐에 대해 함께 기뻐하는 쾌감이 있을 수도 있다. 범죄 영화의 경우에도 범죄자가 성공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면 거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가씨와 밤은 그런 느낌이 아니라서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그 요인이 찜찜함을 만드는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범죄와, 각자의 사랑이 표출되는 방식을 읽어나가는 경험은 흥미로웠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기욤 뮈소가 가지고 있던 이전의 소설과 다르게 판타지적 요소가 빠지면서 오히려 더 좋다고 느껴졌다. 범죄, 스릴러의 요소를 너무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속도감있게 전개되니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반응형